파리가 밥상이나 사람 위에 앉으면 왜 꼭 쫓을까
파리가 밥상이나 사람 위에 앉으면 왜 꼭 쫓을까
파리 한 마리가 밥상 위를 맴돌다가 반찬에 내려앉으면 사람들은 하던 말을 멈추고 손부터 휘젓는다. 팔이나 얼굴에 앉아도 마찬가지다. 파리가 당장 사람을 물거나 큰 상처를 내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왜 이렇게 민감하게 쫓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위생에 대한 경계심이다. 파리는 음식물 쓰레기와 배설물, 썩은 동식물처럼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장소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 과정에서 다리와 몸의 잔털, 입 주변에 오염물질과 미생물이 묻을 수 있다. 이후 밥이나 반찬에 내려앉으면 몸에 붙어 있던 미생물이 음식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생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도 파리가 발과 다리, 몸의 털 등에 묻은 오염물질뿐 아니라 토해낸 물질이나 배설물을 통해 음식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음식물에 앉은 파리 모습
파리는 사람처럼 이로 음식을 씹지 못한다. 고체 음식에 침이나 소화액을 묻혀 부드럽게 만든 뒤 액체 상태로 빨아먹는다. 파리가 음식 위에서 앞다리를 비비거나 입을 대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더욱 불결하다고 느끼는 이유다. 파리가 한 번 잠깐 앉았다고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를 거쳐 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음식에 닿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도 음식이 파리에 노출되는 것을 식품 오염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사람 몸에 앉은 파리를 쫓는 데에는 불쾌감과 방어 본능도 작용한다. 파리의 발이 피부에 닿을 때 생기는 간지러운 감각과 귓가에서 반복되는 날갯소리는 신경을 자극한다. 특히 얼굴과 입, 눈 주변으로 접근하면 뇌는 이를 잠재적인 오염이나 위협으로 받아들여 반사적으로 손을 움직이게 한다. 작은 벌레가 내 몸과 개인 공간을 침범했다는 느낌도 강한 거부감을 만든다.

오랜 생활 경험도 영향을 준다.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파리는 더럽다”, “음식에 앉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실제 위생상의 위험과 학습된 혐오감이 합쳐지면서 파리를 보는 순간 손부터 흔드는 행동이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다.
결국 파리를 쫓는 행동은 단순히 성가시기 때문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으로부터 음식과 몸을 지키려는 위생 행동이자, 불쾌한 접촉을 피하려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밥상에서는 음식을 덮어두고 음식물 쓰레기와 배수구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파리채를 계속 휘두르는 것보다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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