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길은 단순한 화염을 넘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보인다. 바닥에서부터 힘차게 솟구친 불기둥은 점점 위로 치솟으며 몸통을 세운 용의 형상을 닮았다.
중심부의 굵은 화염은 용의 몸통처럼 곧게 뻗어 있고, 위쪽으로 갈수록 갈라지는 불꽃은 하늘을 향해 벌린 용의 입과 뿔처럼 느껴진다.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불결은 비늘을 세운 듯한 질감을 만들고, 순간순간 튀어 오르는 불씨는 용이 내뿜는 불숨처럼 역동적이다.
어둑한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붉게 타오르는 불빛은 마치 하늘로 승천하는 한 마리 불용이 땅의 액운을 삼키고 올라가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시선 또한 그 장엄한 순간을 지켜보는 목격자처럼 보이며, 불길은 축제의 중심에서 신비롭고 상징적인 존재로 우뚝 서 있다.

정월대보름 행사가 3월 3일 오후 영동교 둔치에서 열렸다.(사진)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설이 가족의 시작을 다짐하는 명절이라면, 대보름은 마을 공동체가 함께 모여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첫 보름달에 그 해 농사의 운과 사람들의 복이 깃든다고 믿었다. 둥글고 환한 달은 충만함과 완성을 상징했고, 사람들은 달을 바라보며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맞이하길 기원했다.
정월대보름에는 다양한 세시풍속과 민속놀이가 전해 내려온다.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물며 한 해 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빌었고, 귀밝이술을 마시며 좋은 소식을 많이 듣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는 풍습 또한 지난해의 곡식을 아껴 먹으며 새해의 풍요를 준비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아이들과 청년들은 쥐불놀이를 하며 논두렁과 밭두렁의 해충을 태워 없애고 풍년을 기원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줄다리기를 하거나 지신밟기를 하며 액을 막고 복을 부르는 공동체 의식도 이어졌다. 이러한 놀이와 풍습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었다.
그중에서도 대보름 행사의 절정은 단연 달집태우기다. 달집은 나무와 솔가지, 짚단 등을 쌓아 만든 커다란 탑 모양의 구조물로, 그 안에는 각자의 소망을 적은 종이나 액운을 상징하는 물건을 함께 넣기도 한다. 해가 저물고 둥근 달이 떠오르면 사람들은 둘러서서 소원을 빌고, 불을 붙인다. 이윽고 불길이 치솟으며 달집은 붉게 타오른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마치 한 해의 묵은 액을 모두 삼키는 듯하고, 하늘로 오르는 불기둥은 사람들의 소망을 달에게 전하는 통로처럼 느껴진다.
사진 속 달집 또한 수많은 시민이 둘러선 가운데 장엄하게 타오르고 있다. 어둑해진 하늘 아래 붉은 불길은 공동체의 염원을 품고 힘차게 솟구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자리에 모여 같은 불을 바라보는 모습은 대보름이 지닌 의미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함께 빌고, 함께 웃으며, 함께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다. 정월대보름은 단순한 전통행사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공동체의 온기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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