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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경마공원 개장, 주변 상권 활성화 기대만 앞세워선 안 된다

by 영천시민신문기자 202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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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경마공원 개장, 주변 상권 활성화 기대만 앞세워선 안 된다

 

오는 9월 13일(일요일) 개장을 앞둔 렛츠런파크 영천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변 상권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다. 영천시와 관계기관은 경마공원이 본격 운영되면 방문객 증가와 일자리 창출, 지방세수 확대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영천시와 한국마사회 측이 제시해 온 장기적인 기대효과는 일자리 7,500여 명, 경제적 파급효과 1조8천억 원(년 예상매출, 10여년 전 예상치-주 2회 경기 기준)에 이른다.

 

그러나 경마공원이 들어선다고 해서 주변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활성화된다고 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경마장을 실제 이용하는 고객들의 행동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 경마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마권 구매와 경주 관람이다. 경마 이용객 상당수는 경주시간에 맞춰 경마장으로 들어가 여러 경주에 참여한 뒤 경마가 끝나면 곧바로 귀가하는 형태를 보인다. 따라서 일반 관광지처럼 주변 음식점과 카페, 상점을 여유롭게 둘러보며 소비할 것이라고 단순하게 예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경마는 돈을 걸고 결과에 따라 당첨과 손실이 발생하는 사행산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돈을 잃은 이용객이 경마가 끝난 뒤 기분 좋게 주변 상가를 찾아 추가 소비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경마가 끝나면 가능한 한 빨리 경마장을 빠져나가 귀가하려는 이용객이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경마 이용객을 단순히 일반 관광객 숫자와 동일하게 계산해서는 안 된다.

기존 렛츠런파크 서울(과천)이나 부산경남의 주변 환경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마공원은 시설 특성상 대규모 주차장과 경주로, 관람시설 등이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경마장 입구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그 숫자가 그대로 주변 상권의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

 

                영천경마공원, 상공에서 바라본 전경이고 옆에 못은 풍락지다. 좌측 입구 도로가 청통면 가는길이다

 

영천경마공원도 마찬가지다. 금호읍 성천리·대미리와 청통면 대평리 일대 약 145만㎡에 조성됐으며 1단계부터 경주로뿐 아니라 관람대, 마사, 내부도로와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개장 초기 영천경마공원의 경제효과는 더욱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현재 공개된 2026년 한국마사회 경마 개최 일정에서도 영천의 구체적인 연간 경마 일정은 아직 확정적으로 게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개장 초기 주 1회 수준의 제한적인 경마 운영이 이뤄진다면 주변 상권에 사람이 몰리는 날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 달로 계산하면 경마 개최일은 대략 4~5일에 불과하다. 나머지 25일가량은 무엇으로 외부 방문객을 불러들일 것인지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다.

경마공원 내부 매점이나 식음시설 역시 방문객이 많다고 무조건 높은 매출을 보장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경마 이용객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는 마권 구매이기 때문에 일반 관광·놀이시설 방문객과 소비패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루 몇천 명이 경마공원을 찾는다’는 방문객 숫자와 ‘몇천 명이 영천에서 돈을 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최근 영천경마공원의 경제성을 분석한 보도에서도 관람객이 차량으로 들어와 마권을 구매하고 곧바로 빠져나갈 경우 영천지역에 남는 소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7월 25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모의 경마하는 모습, 모의 경마일에도 많은 관중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렇다고 영천경마공원의 경제적 가치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경마를 통한 레저세 등 지방세수, 직접고용, 말산업 육성은 주변 음식점 매출과는 별개의 경제효과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경우 지난 20년간 지방세 납부액이 3조원을 넘고 직접 창출한 일자리도 1,400개에 달한다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영천이 집중해야 할 부분은 막연한 ‘경마장 개장=주변 상권 활성화’라는 기대가 아니라 경마장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어떻게 영천지역으로 끌어낼 것인가이다.

 

경마가 없는 날에도 가족들이 찾을 수 있는 공원과 체험시설을 만들고, 영천의 와인·한우·과일·전통시장·관광지와 연결해야 한다. 한국마사회 역시 경마뿐 아니라 고객 레저공간과 지역맞춤형 사회공헌, 승마 대중화와 말문화 확산을 주요 사업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천경마공원의 성공 여부는 개장 첫해 몇 명이 입장했느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경마장을 찾은 사람이 영천에서 밥을 먹었는지, 영천 농산물을 샀는지, 숙박했는지, 지역주민의 일자리가 얼마나 생겼는지, 그리고 실제 영천에 얼마의 돈이 남았는지를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개장을 앞두고 필요한 것은 장밋빛 전망만이 아니다. 과천과 부산경남 등 기존 경마공원 주변 상권의 현실을 먼저 조사하고, 이를 영천의 여건과 비교해야 한다. 그래야 수천억 원 규모의 영천경마공원이 단순히 ‘경마하러 왔다가 경마가 끝나면 빠져나가는 곳’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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