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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경마공원, 지금은 ‘공원’도 ‘말산업’도 보이지 않는다

by 영천시민신문기자 2026.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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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경마공원, 지금은 ‘공원’도 ‘말산업’도 보이지 않는다

공원·가족시설 없이 경마 중심 개장…경주마 상주체계도 없어 ‘장밋빛 경제효과’ 재검증해야

 

오는 9월 개장을 앞둔 영천경마공원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증가, 고용창출 등 다양한 기대효과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개장 시점의 시설과 운영방식을 들여다보면 행정이 이야기하는 장밋빛 전망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현재 영천경마공원에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아 즐길 만한 본격적인 가족공원·레저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향후 추가 개발을 통해 가족·레저·휴양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은 있지만, 계획과 현재 존재하는 시설은 엄연히 다르다.

 

경주마 문제도 마찬가지다.

영천경마공원에는 경마 당일 출전마가 머물 수 있는 마사시설은 있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처럼 많은 경주마가 평상시부터 상주하면서 조교와 훈련을 하고, 조교사와 마필관리사 등 관련 인력이 함께 생활하는 상주형 경주마 운영체계는 현재 갖춰져 있지 않다.

 

실제 영천에서 실시된 모의경주에서도 경주마는 부산경남에서 영천으로 수송돼 경주를 치른 뒤 다시 돌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말이 상주해야 조교사와 마필관리사, 수의·사료·장비·운송 등 말산업 관련 경제활동도 지역에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경마가 열리는 날에만 말과 이용객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간다면 지역에 남는 경제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개장 초기 경마가 주 1회 수준으로 운영된다면 한 달에 실제 경마가 열리는 날은 4~5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반드시 물어야 한다.

7월 25일 모의경마를 관람하는 시민들

 

 

나머지 25일 동안 영천경마공원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개장 이후 어린이시설과 가족공원, 각종 체험·축제 등 비경마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경마를 하지 않는 시민과 가족까지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영천은 개장 시점부터 이러한 공원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출발하는 구조가 아니다.

결국 개장 초기 영천경마공원의 중심 기능은 사실상 경마와 마권 구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마 이용객은 영천에서 열리는 자체 경주에만 베팅하는 것도 아니다. 경주와 경주 사이에는 대형 화면 등을 통해 서울이나 부산경남에서 열리는 경주를 보고 마권을 구매하는 교차투표도 가능하다.

따라서 경마일 하루 동안 이용객이 경마장에 머문다고 해서 그 시간이 주변 음식점과 상가의 소비로 이어진다고 단순하게 계산해서는 안 된다. 이용객의 관심과 지출이 경마장 내부의 경주와 마권 구매에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행정의 경제효과 분석 방식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마공원을 일반 관광시설처럼 생각해 방문객 숫자에 평균 관광소비액을 대입하거나, 방문객 증가가 곧 주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과천이나 부산경남 등 기존 경마장을 하루만 직접 지켜봐도 경마 이용객의 움직임이 일반 관광객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영천시와 관계기관에 묻고 싶다.

과연 경마공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경마장을 직접 찾아 첫 경주부터 마지막 경주까지 이용객의 행동을 조사했는가. 경주 사이 이용객들이 무엇을 하는지, 마지막 경주가 끝난 뒤 주변 음식점과 상가로 이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기존 경마장 주변에 어떤 상권이 형성됐는지를 실제로 조사했는가.

 

7월 25일 모의 경마를 보러온 방문객

 

경마공원 때문에 영천이 부담한 비용도 함께 따져야 한다. 진입도로와 주변 도로망 등 각종 기반시설에 상당한 공공재원이 투입됐다. 앞으로도 교통과 기반시설 등에 추가적인 행정·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영천시가 얻는 지방세만 경제효과로 강조해서도 안 된다.

 

영천시민들이 경마장을 이용하면서 지출하는 마권구매액과 환급액을 함께 조사해 영천시민의 실질적인 순손실이 얼마인지도 계산해야 한다. 지방세로 들어오는 돈과 시민 가계에서 경마로 빠져나가는 돈을 동시에 놓고 봐야 진정한 지역경제 손익을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영천경마공원을 평가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마장에 들어왔느냐가 아니라, 그 결과 얼마의 돈과 일자리가 영천에 남았느냐는 것이다.

현재 영천에는 본격적인 공원·가족 레저기능이 갖춰져 있지 않고, 경주마가 상시 머물며 훈련하는 상주형 체계도 없다. 여기에 주 1회 수준의 경마 운영이 이어진다면 초기 수년간 영천경마공원이 이름과 달리 ‘공원’보다는 경마와 마권 구매 중심 시설로 고착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16년을 기다린 영천경마공원이다. 이제 장밋빛 전망보다 필요한 것은 숫자와 현장이다.

공원은 어디에 있는가. 말은 영천에 얼마나 상주하는가. 영천사람은 몇 명을 고용하는가. 영천업체에는 얼마의 매출이 돌아가는가. 그리고 영천시민들은 경마에 얼마를 지출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영천경마공원의 진짜 경제효과를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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